참숯 잔다리 불고기 가다

2022. 1. 8. 17:35먹고 즐기고

참숯 잔다리 불고기 홍대점
서울 마포구 잔다리로 6길 19
매일 11:30-22:00
TEL:02-332-4667

코로나 오미크론 여파로 점심을 먹기도 힘든 요즘에도
점심 메뉴에 대한 고민은 계속된다.
먹을 식당은 많은 것 같은데 막상 점심시간이 되면
어떤 메뉴가 좋을지 결정장애가 올 때가 많다.
딱히 메뉴가 떠오르지 않을 때 혹은 입맛이 없을 때,
가성비 대비 푸짐한 밥상과 푸근한 인심이 필요할 때
바로 이곳을 방문한다.


많은 메뉴판이 빼곡하게 붙어 있는 이곳은
잔다리 불고기 백반 집이다.
다양한 메뉴와 함께 뛰어난 가성비를 자랑하는 곳이다.
중요한 것은 메인 메뉴도 메뉴지만 사이드 메뉴인
반찬의 맛도 뛰어나다.


가격표를 보면 가격이 7900원 이상을 넘지 않는다.
메인 메뉴는 6900원에도 먹을 수 있고 김치찌개와 공깃밥, 뚝배기 소불고기는 심지어 5,000원이다.
직장인은 물론 홍대 근처에서 자취하는 학생들에게도
괜찮은 가격인 것 같다.
점심을 먹은 날 사장님과 개인적인 인터뷰(?)를 했는데,
사장님은 밥 맛있게 먹는 젊은 아이들이 너무 이쁘고 좋아서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은 마음으로 장사하신다고 하셨다.
실제로 반찬도 푸짐하지만 반찬 무한 리필도 가능한 곳이다.

직장 동료와 나는 수제비 특선 메뉴를 먹기로 했다.
메뉴를 시키면 수제비+불고기+공깃밥 세트로 먹을 수 있는데 불고기는 간장 불고기, 고추장 불고기, 닭갈비 세 메뉴 중 선택도 가능하다.
맵 찔이 직장 신입 이를 위해 간장 불고기를 선택했다.


메뉴 선택하자마자 세팅된 반찬은 꽤 다양하다.
불판을 중심으로 오른쪽 테이블에는 멸치볶음, 쌈무, 상추, 어묵볶음, 소야 볶음, 쌈장이 나왔는데
사실 여기에 밥과 불고기만 있어도 밥 한 공기는 뚝딱이다.


불판 중심 왼쪽 테이블에 섞박지 김치와 튀각 그리고 수제비 반죽과 불판이 놓인다.
수제비를 시켰는데 수제비는 없고 수제비 반죽만 놓여서
의아하겠지만..


수제비 국물이 담긴 뚝배기가 나오면 이해가 간다.
뚝배기가 나오면 불판에 불이 켜지고 기름종이 위에 파채를 얹어주신다.


잔다리 불고기 한상차림이다.
가성비 대비 반찬 많고 수제비에 불고기까지 주니 밥은 맛이 없을 것 같지만,
이 집 밥은 이 부근에서 밥맛이 제일 좋은 것 같다.
쫀득한 쌀밥 때문에 사장님한테 밥이 왜 이렇게 맛있냐고 물어봤는데
"나는 농협쌀 외에는 안 쓰고 지금까지 농협에서 산 쌀로만 밥 을지 었어" 이러신다.
한마디로 국산 쌀만 쓰신다는 거다.
젊은애들이 밥 먹고 힘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이셨다.
요 근래 들어 뵙기 힘든 사장님이신 듯하다.


뚝배기 국물이 끓어서 신입이 수제비 먹이려고
선임인 내가 수제비 반죽 뚝뚝 얇게 떼어서 넣었다.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수제비와 국물 정말 시원하고 맛있다.
수제비만 사 먹으려고 해도 비쌀 텐데.. 이어서 또 나온다.. 불고기가..


파채 위에 수북이 얹힌 것은 간장 불고기이다.
이 식당 한편에 석쇠가 있는데 주문을 하면 석쇠에서 불고기를 직접 구워서 불판에 옮겨주신다.
석쇠로 한번 굽고 옮겨서 그런지 불맛 나는 불고기라 잡내도 없다.
수제비에 불고기, 푸짐한 반찬과 밥까지 먹으려면 여기 올 때는 꼭 고무줄 바지를 입어야 할 것 같다.

점심상 거하게 먹고 나오는 길에 사장님 선물도 받았다.
계산대 아래에 큰 바구니가 있는데 그날 지은 쌀밥으로 만든 누룽지가 봉지에 작게 포장되어 있고
무료라고 가져가라 신다.
학생들 중에는 밥 먹고 열개 스무 개씩 가져가는 아이들도 있다면서 아이들이 가져가는 모습이 귀엽고 더 주고 싶어서
바구니에 더 담아 놓으신다고 했다.
손재주 좋으신 사장님이 너무 이쁘게 봐주셔서
손수 만든 방울도 선물로 주셨다.
방울이 너무 예뻐서 딸내미 머리에 달아 주었다.

홍대에서 맛있는 밥과 푸짐한 인심을 체험하고 싶다면
잔다리 불고기 집을 강추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