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전에 금수강산 가다

2021. 11. 26. 23:49먹고 즐기고

금수강산 아구. 낙지. 갈치
서울 마포구 양화로 99
TEL:02-436-9400

새로운 식당이 생기면 호기심이 생기고 맛은 어떨지 여러 생각이 들게 된다.
합정역과 홍대 사이에 금수강산이라는 식당이 생겼는데 그냥 평범해 보이는 음식점이기도 하고,
점심 때라 배가 고프기도 하여 맛이 있든 없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생각에 무작정 들어섰다.

들어서기 전에 우선 점심특선 메뉴판을 보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메뉴가 알차고 가성비가 좋았다.
제주도만 가도 갈치조림은 인당 기본 15000원은 넘을 텐데
서울 한 복판에서 이 가격에 맛까지 좋다면 게임 오버이지 않을까..
알탕, 낙지볶음, 전복 칼국수도 점심 메뉴 정말 굿이었다.

 

아직은 신장개업이라 그런지 사람이 엄청 많지 않았지만,
어딜 가든 처음 오픈한 음식점의 서빙은 절대 빠를 수 없는 것 같다.
내부는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깨끗하고 넓은 편이었다.

 

금수강산의 찬은 생각보다 조촐하다.
콩나물 무침, 겉절이, 마늘종 무침과 구운 김이 다였는데 맛에 반전이 있었다.
심심할 거 같은 콩나물에서 그윽한 시골에서 갓 짜낸 참기름 냄새가 솔솔 났고
겉절이는 싱싱했는데 특히 양념장에 찍어 먹는 김은 꿀맛이었다.
이곳은 기본적으로 찬을 아침에 많이 만들어 두지 않는다고 한다.
바로 한 반찬을 손님들에게 제공하기 때문에 반찬이 떨어지면 그때그때 다시 해야 하지만
따듯한 반찬과 밥으로 왠지 엄마가 차려주는 밥상 느낌이 나서 좋았다.

 

메뉴는 갈치조림과 낙지볶음을 시켰는데 갈치조림은 한소끔 끓여서 다시 버너로 끓이면서 먹고,
낙지볶음은 주방에서 요리해서 나온다.

갈치조림은 기본 2인부터라서 갈치조림 2인분, 낙지볶음 2인분을 시켰는데,

도톰한 갈치 여러 토막과 포슬포슬한 감자가 같이 얹어져 나왔다.

싱싱한 갈치를 요리해서 그런지 부드럽게 발리는 갈치 살 맛이 정말 일품이었고

짜지 않은 조림 국물에 밥을 살짝 적셔 먹으니 밥 두 세 공기는 기본 뚝딱일 것 같았다.

 

낙지볶음은 통 낙지가 그대로 두 마리 볶아서 나오는데 입맛대로 가위로 잘라서 먹는다.

점심 특선 메뉴치고는 너무 싱싱하고 도톰한 낙지볶음이 나와서 놀랐고

기분 좋게 매운 감칠맛에 놀랐다.

 

김에 참기름과 깨소금만 비빔 그릇에 나오는데 밥 위에 잘린 낙지볶음을 비벼먹는 맛이 정말 일품이었다.

낙지 비빔밥을 생김에 싸 먹어도 정말 맛있었다.

 

생각지도 않게 지나가던 곳이 맛집일 때, 그리고 정성스러운 음식을 맛있게 먹고 왔을 때 기분이 너무 좋다.

사람들 입맛은 다 비슷한지 며칠 뒤에 금수강산을 갔을 때는 이미 만석이어서 아쉽게 돌아서야 했다.

아직 먹어보지 못한 메뉴들이 있어서 기회가 될 때마다 종종 방문해야겠다.